천년 후를 상상해 본 적 있으세요?
그럼 천년 전은요?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존재를 만나고 왔습니다.
양평 용문사에 있는 1,100년 된 은행나무입니다.
시간성을 이야기하려면 그 시간을 묵묵히 견디고 살아온 존재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100년이라니, 너무 커서 가늠조차 잘 안되는 시간이에요. 그 오랜 세월을 살아온 느낌은 과연 어떨까요?
막상 가기로 결정했는데도, 나무와 인간은 말이 통하지 않으니 제대로 소통하지 못할 것 같아 내심 걱정이었답니다. 이건 잡말레터인데 잡담을 나눌 수 있을까? 나무와?
가서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조금 민망하다가도 점점 이것저것 질문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무슨 말인지는 못 알아들었지만, 뭔가가 오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기분 탓일까요?
가만 보면 인간과 비인간은 이 지구에서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정작 소통은 참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인간들은 그들끼리 이미 잘 공존하며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어쩌면 우리 인간들이 좀 더 다른 존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너무 빨리, 급하게 결정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인다면 무언가 들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번 잡말레터 영상 중 가장 이상하고 졸린(?) 영상이 될 것 같긴 한데요, 그래도 꼭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습니다. 비인간과의 잡담.
여러분도 용문사 은행나무가 건네는 나직한 숨소리에 한번 귀 기울여보시겠어요?
그럼 시즌4의 마지막 잡담을 즐겁게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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