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염을 정식으로 만나기 전에 서염이 일하는 '가자지구 집단학살 규탄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집회'에 다녀왔어요. 사람들 무리 속에서 사진을 찍는 서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서염의 얼굴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지만 단박에 느낌이 오더라고요. '저 사람이다.'
발언 내내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던 서염은 거리 행진이 시작되자 긴 행렬의 앞뒤를 오가며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꽤 더웠는데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라고요. 저 에너지는 어디서부터 솟구치는 것일지 궁금해졌습니다.
서염과 만나서는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 이야기로 물꼬를 터서 연대와 환대, 다양한 광장, 생각의 전환들, 잊지 않는다는 것, 과거에 있었던 일부터 앞으로의 미래까지 정말 넓은 범위의 잡담을 나눴어요. 시간이 모자라 헤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였답니다.
팔레스타인이 해방된 미래의 시간을 꿈꾸고 바라지만, 아직 오지 않았기에 그때의 기쁨조차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서염. 개인의 미래보다는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꿈꾸고, 그것이 자신의 미래라고 말하는 서염은 깡총걸음으로 미래의 시간을 향해 달려나가는 사람처럼 보였어요. 비장하다거나 치열하기보다는 총총 뛰고 웃으며 세상을 향해 꿋꿋하게 씨앗을 뿌리는 모습이랄까요. 그런 모습이 어쩌면 오래 싸울 수 있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염이 말한 여러 문장이 마음에 남아서 하나만 꼽기 어렵지만, 그중 하나를 나누어봅니다.
“근데 사실 환대나 연대가 되게 저항적이고 싸우는 일과 붙어있는 말인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게 엄청 멋지다고 생각하거든요. (중략) 사실 환대도 연대도 되게 울퉁불퉁하고 불화인 것 같아요. 그걸 하기 위해서, 싸우기 위해서, 함께 하기 위해서 견뎌야 되는 너무나 다양한 것들, 서로 다름들을 견뎌야 되니까요.” |